우리가 어떤 일에 능숙해지는 과정을 모델링하면 어떤 종류의 모델이 있을지 궁금하다. 내가 남들보다 특출나게 잘하는 것이 그다지 많지 않기에 예로 들 수 있는 것이 한정적이지만 예를 한 번 들어보도록 하자. 그나마 내가 꽤 잘하는 넷핵을 고려해보자.
넷핵을 마스터하는 방법은 다음의 과정으로 풀어볼 수 있다. (적어도 나는 이런 방법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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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를 읽고 훌륭한 플레이어들의 게임을 관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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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을 한다. 게임을 하면서 그 자체로부터 피드백을 받고 실수를 하면 이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혹은 다른 사람의 게임을 보면서 그들이 범하는 실수를 판별하고 이를 막는 방법을 고민한다. 이 과정에서 멘터가 있는 쪽이 매우 유리하다.
위의 과정을 반복하면 승천하는 것이 가능하다.
매우 단순한 모델이지만 내가 생각하는 달인으로 가는 길에 필요한 것들이 전부 포함되어 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른 길인지 혼자서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불가능하다고 말하지는 않겠지만 시스템 자체가 복잡해지면 복잡해질수록 어려운 작업이 된다. 그래서 우리는 이미 대가의 반열에 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보고 이를 따라 하고 그들이 남긴 기록 -- 스포일러 -- 을 보고 공부를 한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어떤 길이 '정도'인지 알게 된다.
내 첫 승천은 하마형이 승천하는 과정을 지켜본 며칠 뒤의 일이었다. 하마형의 게임을 보면서 승천에 필요한 기본적인 것들을 익히게 되었다. 첫 승천 때 문제에 당면하면 항상 스포일러를 참조하여 최대한 실수를 줄이도록 노력하였다.
그리고 훈련이 있다. 이 훈련에서 중요한 부분은 피드백이다. 우리가 의식적으로 개선할 점을 찾지 않더라도 운이 좋으면 무의식적으로 연습의 과정에서 피드백을 받고 이를 통해서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하지만 의식적으로 피드백을 받으려는 노력이 포함되면 굉장한 탄력을 받게 된다.
첫 승천을 달성한 이후 한동안은 별 생각 없이 게임을 하였다. 첫 승천을 통해서 얻은 몇 가지 지식만으로도 이후 게임 플레이는 무척 수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받은 피드백에 의한 효과와 의식적으로 찾아낸 피드백 요소의 효과는 격을 달리했다. 더 나은 게임 플레이를 위해 나는 Sartak(eidolos)과 Marvin, VicViper 등의 월드 클래스 넷핵 플레이어들의 게임을 관전하고 분석했다. 이전에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불필요한 요소들을 찾아내어 제거하고, 더 나은 방법을 배워서 그대로 내 게임에 도입하였다. 물론 이러한 요소들의 도입이 얼마나 유용한지는 실제 게임 플레이를 통해서 판단하였다.
위의 루프를 반복하여 나는 넷핵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경지에 올랐다고 생각한다. 승천하기 참 쉽다.
의식적인 피드백 과정에서 멘터가 아주 큰 역할을 한다. 내가 무의식적으로 범하는 실수를 지적해주고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해주는 그런 역할을 해줄 사람 말이다. 나는 딱히 내 실수를 직접적으로 지적해주는 멘터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가들의 게임 플레이를 관전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서 나의 게임을 더 튼튼하게 만들 수 있었으니 그들이 나의 멘터라고 할 수 있겠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과 비슷한 것을 피아노를 배우는 것에서 느끼고 있다. 프로그래밍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내가 느끼는 달인으로 가는 길은 위의 모델을 따른다. 모델이라고 하기에도 우스운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이런 것을 생각하는 것과 아닌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굉장히 추상화된 모델이라 각각의 디테일에도 많은 중요한 것들이 있다. 디테일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으로 자기 검증이나 성과의 측정 같은 것들을 생각해 보는 것이 가능하다. 이런 주제들은 나중에 또 끄적일 기회가 있겠지.
늘 그렇지만 글이 참 두서없다. 아마도 새벽에 정신을 좀 놓았을 때에야 글을 쓰기 때문이리라.
달인 되기의 달인이 되려는 슈레인 꿀꿀
dgoon // 야크 털깎기는 피하고 싶은데 말이죠 ㅋㅋ
좋은글이네요.
훌륭한데다 와닿는 글이었습니다. 슈렝님.